아미쉬 Amish 문화 공감

아미쉬 무법자들, the Amish Outlaws 본문

아미쉬 가십거리

아미쉬 무법자들, the Amish Outlaws

amishstudy 2023. 7. 16. 11:01

 

국 북동부 지역의 크고 작은 타운에서는 요즈음 여름철 축제가 한창이다. 축제의 홍보문에는 어김없이 라이브 공연이 예고되고, ‘the Amish Outlaws 아미쉬 무법자들’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6인조 밴드 무대가 하이라이트로 조명되곤 한다. 세월 지난 팝송부터, 록, 힙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는 밴드의 에너지 넘치는 무대에서 예상치 못한 아미쉬 공동체의 숨겨진 이야기를 기대하라며 축제 참가를 부추긴다.

‘the Amish Outlaws’- 밴드의 이름부터 요상하다. ‘아미쉬’ 와 ‘무법자’ - 연상이 쉽지 않은 부조화가 생뚱맞다. 눌러쓴 밀짚모자와 단조로운 아미쉬 복장의 무대의상, 더하여 반바지의 짝퉁 아미쉬 복장을 하고 현란하게 흔들어대는 건장한 6인조 남성 밴드의 강렬한 퍼포먼스 또한 아미쉬 문화를 알고 있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아미쉬 무법자들’ 그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독특한 아미쉬 복장으로 공연을 하는 the Amish Outlaws 아미쉬 무법자들, 출처  https://amishoutlaws.com/

 

실베이니아주 포코노 리조트에서 열린 2002년 로큰롤 축제에 전통 아미쉬 복장을 한 세 명의 젊은이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바깥세상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특권(?)으로 주어지는 ’럼스프린가 rumspringa’을 거치면서 자신들의 결정에 따라 아미쉬 공동체를 떠난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은 늘 동경하던 세상 문화에 깊이 빠져들었고, 각기 취미를 살려 음악 연주를 시작하였다. 바깥세상의 같은 또래 세 명과 어울리며 자연스레 여섯 명이 팀을 이루었다. 세상 문화의 탐닉과 경건한 전통적 삶의 잔상을 결합한 밴드를 결성하여 본격적인 무대 연주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 의해 발표된 곡들을 주로 연주하는 ‘커버 밴드 cover band’로 유명하며, 연주 사이사이 자신들이 경험한 아미쉬 공동체 안에서의 성장 과정과 ‘럼스프린가’ 기간 중의 일화들을 유머러스하게 흘리면서 관중들의 흥미를 고조시킨다. 이들은 근래 로드 아일랜드에서 버지니아로 이어지는 미국 대서양 연안 벨트를 따라 이동하며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the Amish Outlaws 6인조 밴드, 출처  https://amishoutlaws.com/

 

스프린가 기간 중 ‘악마의 놀이터 Devil’s Playground’를 짓밟고 다니면서 바깥 세상의 쾌락과 악행에 적응하였고, 16년간 억압되어 온 음악에 대한 열정의 발산으로 ‘The Amish Outlaws’가 세상에 풀려나왔다고 그들은 밝힌다. 럼스프린가 기간 중 세례를 받지 않기로 스스로 결정하였기에 공동체 율법을 어긴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음악공연을 하는 자신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가족들과도 자유롭게 교류하며 지금도 ‘아미쉬’라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당당히 말한다.

과연 그렇게 받아들여도 될까? 언짢은 밴드 이름이야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묘책으로, 자신들의 출신 배경과 현실적 삶을 함축하는 명칭을 찾아 고심했을 것이기에 받아들이기로 하자. 하지만 아미쉬 복장만은 당장 벗어 던져야 한다. 그들이 무대의상으로 걸치고 나오는 그 복장은 단순한 의복이 아니며 희화화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된다. 자신들의 조상이 330여년간 이어온 유산이다. ‘하나님에 대한 순응적 삶’ 표출이자 ‘바깥 세상과의 의도적인 분리’ 와 ‘겸손하고 단순한 삶’의 상징이다. 여전히 아미쉬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당당히 밝히려거든 ‘아미쉬 무법자들’은 지금 당장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뿌리를 흔들며 공동체 문화를 모독하는 악행만큼은 멈춰야 한다.

 

 

‘The Devil’s Playground 악마의 놀이터’는
아미쉬 공동체 사람들이
‘공동체 바깥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의미하는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