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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쉬 농부의 노래 - 평온한 농사

amishstudy 2023. 7. 17. 15:38

 

네 마리의 말 뒤에 앉으니 딸랑 짤랑 장단 소리 귓가에 맴돈다.

쟁기날에 말려 떨어지는 진하고 축축한 흙덩이를 바라본다.

갓 햇볕을 받은 흙 내음은 무엇과도 견줄 수가 없다.

우중충한 하늘 아래 긴 밭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내려간다.

곧 비가 내리지는 않을까?

바람이 거세게 불어 나무 꼭대기를 흔들고 키 큰 풀들을 후두긴다.

들판 꼭대기에 올라 말들이 쉬는 동안 나는 땅에 주저앉아

지렁이의 향연을 찾아 땅 위를 뛰어다니는 활기찬 울새들을 바라본다.

붉은 날개 찌르레기의 울음소리와

알을 낳았다고 알리는 닭장 속 닭들의 꽥꽥거림을 듣는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먹구름을 바라보고 머리카락을 스치는 바람을 느낀다.

모래통에서 놀고 있는 두 아이의 행복한 재잘거림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나는 참으로 축복받은 사람이다.

 

속도를 늦추고 하나님의 손길과 평화로움을 만끽하는 시간을 갖자

 

문득 자동화 장비를 사용하는 큰 농장의 농부들을 떠올린다.

그들은 한 번에 6~8개의 밭고랑을 갈 수 있다.

그들은 다른 모든 소리를 숨죽이게 하는 굉음 소리 엔진 뒤에 앉아

작업에서 눈을 떼지 못할 만큼 빠르게 움직인다.

기계들은 들판 끝에 멈춰 휴식을 취할 필요가 없기에

따뜻한 땅에서 노는 새들, 바람에 하늘을 가로지르는 구름,

근처 덤불에서 들리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놓친다.

그들은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자연과 창조주로부터 얻는 상쾌함과 재충전을 그리워한다.

이리저리 바삐 나도는 것은 휴식이 아니며

명상과 재충전의 시간이 되지 못한다.

속도를 늦추고 하나님의 손길과 평화로움을 만끽하는 시간을 갖자.

나는 말과 함께 농사를 짓는 우리의 유산에 감사한다.

 

 

이 글은 아미쉬 공동체 잡지 Family Life 2023sus 1월호에 실린 아미쉬 농부의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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