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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평화통일을’ - 한양 도성 순성놀이 본문
어제 토요일 (10월 14일), 한양 도성 순성놀이 행사에 참여하여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18.627km 완주의 기쁨을 얻었습니다.
"길 위에서 평화통일을 외치다"
- 2023 순성놀이 -
‘순성 巡城 놀이’는 과거시험을 보러 상경한 선비들이 도성을 돌며 급제를 빌었는데,
이것이 도성민들에게 전해져 성곽을 돌며 소원도 빌고 경치를 즐기는 풍습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순성놀이’는 2023년 한국전쟁 정전 70년을 맞아서 한반도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았다.
- KYC
지난여름 혼자서 두 차례 나누어 한양 도성길을 일주한 적이 있고, 그때의 끌림으로 계절마다 바뀔 한양 도성길의 아름다움을 돌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하였으며, 당일 완주에 대한 욕심도 버리지 않고 있던 터라서 2023년 순성놀이 행사에 참여 신청을 하였습니다. KYC(한국청년연합) 주관으로 진행된 이 행사는 당일 완주 10개 팀(팀당 30명 내외)으로 편성하여, 팀별로 3명의 전문해설가 인솔하에 순방향, 역방향으로 나뉘어 한양 도성을 일주하는 행사입니다. 저는 인왕팀 일원이 되어 흥인지문(동대문)에서 출발하여 낙산-백악산-인왕산-목멱산(남산) 방향으로 혜화문-숙정문-창의문-돈의문 옛터-숭례문(남대문)을 거쳐 흥인지문으로 돌아오는 역방향 코스로 걸었습니다.
잔뜩 내려앉은 짙은 구름으로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이른 아침, 흥인지문 앞 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날씨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모두가 들떠 있었습니다. 간단한 절차를 마치고 출발할 즈음, 평소 종종 빗나가던 일기예보처럼 되어주었으면 좋으련만 출발시간인 8시가 되자 어김없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흥인지문을 출발하여 낙산 방향 언덕을 오르자 서둘러 우산을 펼쳐 들거나 우비를 써야 할 정도로 굵어진 빗줄기는 낙산, 혜화문, 숙정문, 백악산 정상을 거쳐 창의문에 이르기까지 굵어졌다가 멈추기를 반복하였습니다. 하지만 팀원 누구 하나 대열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그 어떠한 동요도 없었습니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우리는 해설사 님의 자상한 해설을 곁들여 비구름인 듯 안개인 듯 짙게 내린 운무 사이 저멀리 보현봉 꼭대기 주변의 아름다운 전경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인왕산 코스로 들어서 윤동주 기념관 뒤편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간단한 중식이 계획되어 있었지만, 때마침 거세진 빗줄기로 우리는 인근 정자에서 백악팀원들과 함께 옹기종기 섞여 앉아 옹색한 식사를 서둘러 마쳐야 했습니다. 그칠 줄 모르는 빗줄기로 인한 인왕산 정상 부근 바윗길 미끄럼 사고를 우려한 인솔팀의 결정으로 우리는 아쉬웠지만, 우회 둘레길을 따라 돈의문 옛터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리고 정동길을 지나 숭례문으로 향하는 구간에서 우리는 행사를 주관하는 KYC에서 당일 행사를 위해 미리 특별 허락을 받아 둔 덕분에, 한양 도성 터가 지나는 구간이지만 평소에는 우회해야만 하는 이화여고와 창덕여중 교정 사잇길과 러시아 공관 경내의 짧은 구간을 걸어서 통과하는 특별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즈음 내리던 빗방울도 멈췄습니다. 이어 숭례문에 다다를 때 드디어 우리는 높이 열린 가을 하늘을 보았고 내리쬐는 햇살도 맞았습니다. 모두가 환호하는 가운데 채 접히지 않은 우산은 양산으로 변하였습니다. 늦게나마 웅크렸던 가슴을 펴고 가벼운 마음으로 유익한 해설도 들으며 여유롭게 숭례문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서 마지막 고개 목멱산(남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동안 화창한 가을 하늘 아래 젖은 배낭과 겉옷들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목멱산 정상 너머 반대편 장충단 쪽으로 향하며 우리는 솔밭길도 걷고 광희문과 동대문 역사공원을 지나 출발점이자 최종목적지인 흥인지문에 도착하였습니다. 예정된 10시간보다 약 1시간 정도 빠른 9시간 만에 원점 회귀한 우리 팀원들은 모두 완주인증서와 뺏지, 그리고 기념품 선물까지 받아들고 함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흥인지문 너머로 드리우는 석양빛에 길어진 그림자만큼 무겁게 느껴오는 피곤함도 잊은 채 우리는 서로의 노고를 위로하며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내년 행사에서 꼭 다시 보자는 약속도 하였습니다.
저 혼자 나선 길이라면 분명 날씨 탓으로 중도에 포기했을 '빗속의 오십 리 순성길',
함께한 동료 팀원들이 있었기에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완주했다는 기쁨보다도
‘혼자보다는 여럿이서 하나가 되어 함께 할 때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음에
더 큰 보람을 얻은 하루였습니다.
빗속에서 서로 응원하며 끌어주고 밀어준 인왕팀 팀원 모든 분께 고마움을 전하며,
아울러 뜻깊은 행사를 마련하시고 유용한 기념품까지 챙겨주신 KYC 모든 관계자분께,
그리고 자상한 해설과 함께 인왕팀 팀원들의 안전을 위해 애써주신
KYC 전문해설가님 세 분의 노고에
각별한 감사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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