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크 담요의 뭉클함
도심의 열린 도서관,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별마당도서관에서 지인을 만났다.
인근에서 식사하고 다시 별마당도서관 근처의 아담한 커피숍에서 차 한잔하였다.
운 좋게 우리는 커피숍 밖에 놓인 작은 탁자 자리를 잡은 덕에
널찍한 통로를 오가는 사람들과 마주하는 어색한 눈 맞춤도 즐겼다.
어느 나라에서 왔을까?
사복 위에 잼버리 휘장을 두른 노랑머리여학생 서너 명이 중앙 통로 의자에 앉아 쉬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아예 바닥에 돌아누워 새우잠에 빠진 듯 보였다.
통로 바닥 청소를 위해 전동 카트를 타고 분주히 오가던 청소 아주머니가 외국 학생들한테 다가가 말을 건네신다.
청소를 위해 잠시만 옮겨 달라고 하시는 듯 보였다.
이내 돌아온 아주머니, 전동차를 멈추고 학생들에게 다시 다가가신다.
이번엔 아주머니 손에 알록달록 예쁜 무늬의 두꺼운 밍크 담요가 들려있었다. 뜻밖이었다.
누워있는 학생 어깨를 두드리시더니 학생이 일어난 자리에 밍크 담요를 깔아주신다.
학생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손사래로 사양한다.
‘괜찮아, 바닥이 차가우니 이걸 깔고 편하게 자’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읽기에 충분하였고, 이내 뭉클하였다.
돌아서는 아주머니를 부르며 학생이 자꾸 무슨 말인가를 건넨다.
이번에는 아주머니가 손사래를 치더니 학생에게 핸드폰을 보여주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신다.
다시 전동 카트에 올라 자리를 뜨는 아주머니한테 무릎 앉기 자세로 연신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전한다.
환한 미소를 보이는 학생 곁에 둘러 선 동료들도 예기치 않은 고마움에 서로 놀라움을 나눈다.
흩어졌던 동료들이 모두 모이자 자리를 정리하는 학생들,
누워있던 학생 어깨 위엔 곱게 접힌 밍크 담요가 감싸여 있었다.
담요에는 여러 나라의 국기가 새겨져 있었다. 학생들의 나라 국기도 분명 그 안에 있었으리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잼버리 행사에 참여한 세계의 젊은이들이 순수하고 따스한 'K-마음'을 가슴에 안고 떠났으면 좋겠다.
여전히 맡은 구역의 청소에 분주하신 아주머니께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담아 감사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여쭈었다.
“안쓰럽잖아요”
“마침 휴게실에 있었던 거예요, 쓰고 가지고 가라 했어요”
“자꾸 연락처를 달라는 것 같은데... 영어도 못하고 해서 휴대폰 열어 그냥 전화번호를 보여주었어요”
아주머니와 전동 카트가 지나간 통로는 더욱 번쩍거렸다.
유창한 영어라 한들 고운 밍크 담요만큼의 따스함을 전할 수 있었을까?
시원한 음료 한잔 권하지 못한 나를 듸늦게 책한다.
이 뭉클함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